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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역사는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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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베트남 방문의 의미

 

지금 미국과 베트남은 이 지역을 위협하는 공동의 적에 대항하기 위해 사이좋은 관계가 되었다 

 

미래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40여 년 전 남베트남(월남)이 북베트남(월맹) 공산세력에게 패망한 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공산주의자들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회담을 하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방문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그런데 이것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5월 22일 베트남의 수도에 도착 후 5월 25일 일본에서 열리는 G7 회담에 참석하기 전까지 베트남에 머물면서 하려는 것이다. 그는 일본에서 미국이 1945년 8월 6일 첫 번째 원자폭탄을 투하한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하노이 방문은 미국과 베트남이 남중국해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에 맞서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지면서 일어난, 믿기 어려운 역사적 반전이다. 미국이 가짜 파리 ‘평화협정’에 따라 미군을 베트남에서 철수시킨 후 2년 뒤인 1975년 미국이 지지하는 월남을 중국제 무기로 공격한 그 월맹 정권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를 미국이 과연 해제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베트남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가 완전히 해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베트남전에서 싸웠던 수만 명의 미국인들 대다수가 생존해 있고, 이들은 공산주의 ‘적국’이었던 베트남과 협상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이 끝난 후 수십 년 동안 역사는 수많은 굴곡을 보이며 진행되어 왔다. 록히드 마틴, 보잉과 같은 미국의 군수업체들은 하노이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베트남 국방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제조한 모든 무기와  비행기들을 베트남에 팔고 싶어 한다. F-16 시리즈나, 최신 모델로 아직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은 F-35 시리즈 등 미국이 제작한 전투기들이 빨간색 배경의 큰 노란색 별이 그려진 베트남 깃발을 달고 베트남 상공을 누비는 것이 가능할까? 

 

베트남이 미국제 무기를 구입하는 나라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러시아도 매우 싼 가격에 전투기를 팔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다른 나라들도 베트남 전쟁 후 최대 규모로 군비를 증강하고 있는 베트남에 무기를 수출하려고 경쟁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베트남과 무기사업을 하기 전에 군사, 문화, 정치적 관계가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東亞太) 차관보가 하노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뿐 아니라 광범위한 분야에서 미국과 베트남 간의 협력이 이뤄지도록 하는 기초를 놓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즉각적인 성과는 베트남 전쟁 당시 미 해군과 공군기지가 있던 베트남 남부 해안의 역사적 항구인 캄란만을 미군이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베트남을 방어하기 위해 중국에 얼마만큼 맞설 것인가? 미국은 한국이나 동중국해에서 일본이 영유한 센카쿠(尖閣)열도, 남중국해 등 어디에서든 중국과 전쟁에 돌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국도 오랜 우방이자 동맹인 베트남과 전쟁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를 바라고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사군도에 비행기 이착륙장을 건설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어 한다. 

 

베트남은 이 국가들 중 가장 호전적이다. 베트남 군대는 지난 75년 동안 프랑스 군대를 시작으로 미군, 미국이 지원한 월남 군대를 상대로 싸워왔다. 미국이 무기를 제공하며 지원한 필리핀 군대는 부패가 만연해 필리핀 남부 최대 섬인 민다나오와 술루 제도에서 공산주의 인민군과 무슬림 반군 세력이 일으킨 반란을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 간의 긴장 관계를 볼 때 진짜 문제는 인권 탄압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베트남 공산정부를 미국이 얼마만큼 보호해줄 것인가.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이 이슈를 피하고 싶어 할 것이다. 국무장관 시절 미국과 아시아의 관계에서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던 민주당의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단호한 입장을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도널드 트럼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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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베트남 하노이를 찾은 대니얼 러셀 미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역사의 아이러니 

 

트럼프는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일본과 한국이 스스로 방어하라고 말하면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를 줄여야 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우방과 동맹들에게 무기 파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억만장자 재벌로 그는 분명히 미국의 동맹들이 구입하기 원하는 모든 무기를 파는 미국의 기업들을 지지할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그는 무기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베트남에 무기 판매를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무기수출 금지 조치가 해제되지 않으면 자신의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이를 해제하고 싶어 할 것이다. 

 

힐러리의 입장과 트럼프의 사업가적인 본능을 볼 때 미국과 베트남 간의 군사적 유대관계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남중국해의 긴장은 중국이 활동을 계속 확대하는 한 완화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에서 미군을 철수하고 싶어 할지 모른다. 하지만 미 군함은 이 지역의 바다를 계속 항해해야 할 것이다. 

 

오바마의 베트남 방문은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무게감이 커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노이 정권을 항복시키기 위해 미 전폭기들이 북베트남을 폭격했지만 실패했던 때로부터 역사는 완전히 한 바퀴를 돌았다. 지금 미국과 베트남은 이 지역을 위협하는 공동의 적을 대항하기 위해 사이좋은 관계가 되었다. 

 

 

미래한국 :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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