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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CEO 칼럼-임채운]‘굿모닝 베트남!’ 기회와 도전의 땅

비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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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윌리엄스 주연 미국 영화 ‘굿모닝 베트남’은 전쟁의 비극을 희극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수작이다. 특히 배경음악인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얼마나 멋진 세상인가)‘는 전쟁의 참상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더욱 극적으로 살려낸다.

전쟁으로 우리에게 각인된 나라 베트남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체결된 한·베트남 FTA가 발효되면 우리 기업들은 더욱 좋은 교역환경을 맞게 될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이에 맞춰 활발히 현지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은 만만한 시장이 결코 아니다. 이미 일본, 미국, 중국 등의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들이 대대적으로 투자해 생산과 유통기반을 확장하고 있어 중소기업이 상대하기엔 버거운 시장이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한류열풍 확산에 따라 한국산 화장품, 식품, 생활용품, 주방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도 대기업들이 이미 선점해 과실을 따고 있다.

호치민이나 하노이 같은 대도시 쇼핑몰, 백화점, 슈퍼마켓엔 한국 대기업 브랜드 제품이 즐비하다. 친숙한 우리 브랜드를 현지 에서 볼 땐 뿌듯하지만 한켠으로 중소기업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국내외 대기업들이 침투하지 않은 베트남의 중저가 시장이나 중소도시에는 토착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어 이 역시 우리 중소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적다. 중소기업이 이런 시장에서 대기업이나 토착기업과 경쟁해 기반을 구축하려면 철저한 현지화밖엔 방법이 없다.

첫번째 할 일은 베트남 현지문화에 대한 이해다. 전인구의 60%가 35세 미만, 평균연령이 29세로 아주 젊은 국가다. 어린 나이의 CEO와 고위직 공무원도 많다. 동남아 유일 유교문화 국가인 베트남은 교육열이 높고 현실에서 출세를 중시한다. 가족애가 강하고 노인을 공경하며 자녀교육에 많은 지출을 감수한다.

전쟁을 자주 겪은 베트남 사람들은 미래를 대비하기 보다는 그때그때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런 연유로 저축 보다 소비성향이 높으며 제품이 좋고 마음에 들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구매한다. 명절에는 선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있고 과시성 선물도 성의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문화적으로 우리와 닮은 구석이 상당하다.

그러면서도 유럽, 미국, 중국 등과 교류 및 전쟁 경험이 있어 이국문화에 개방적이다. 주요 교통수단이 오토바이인지라 정장보다는 편한 복장의 직장인이 많다. 따라서 나이나 옷차림으로 상대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젊은이들은 활동성이 강하고 이성관계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이런 소비자의 특징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현지인과 어울리며 문화와 관행에 대해 배워야 한다. 우리 대기업들도 현지화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가능한 한명이라도 베트남에 직원을 상주시키면서 현지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행하는 게 약점을 보완하는 방법이다.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하기 어렵다면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베트남은 기회와 어려움이 공존하는 곳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베트남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 준비만 잘 해서 들어가면 그 변화의 주역이 우리가 될 수도 있다. 잘하면 베트남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What a wonderful world!’를 흥얼거릴 수도 있겠다. 


헤럴드경제 : 20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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