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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한국 '베트남 펀드'가 돈 빼면 베트남 증시 줄줄이 하한가

비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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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제, 어떻기에?]

통화가치, 연일 떨어지고 지난달 물가 12% 치솟아

글로벌 펀드도 투자 꺼려… 증시, 당분간 맥 못출 듯

 

[베트남 펀드, 어떻게?]

2006년, 시총 1조 8천억에 국내 펀드만 6천억 투자

-13~-55% 저조한 수익률… 만기 연장해도 미지수

 

지난 2006년 초 국내 주식시장에서 '베트남 경제는 작은 중국'이라는 장밋빛 전망들이 쏟아져 나왔다. 중국 펀드 이후에 다른 해외 펀드 개발에 열을 올리던 자산운용사들은 "베트남은 국민성과 교육열, 역사 등 한국과 서로 비슷한 면이 많아 동남아시아 국가 중 신흥경제국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앞다투어 베트남 펀드를 내놨다.

 

5년이 지난 지금, 기대와는 딴판이다. 지난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을 때도 베트남 증시는 '나홀로 하락세'를 보였다. 장밋빛 기대에 부풀어 베트남 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마이너스 수익률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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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투신운용은 사모 펀드인 '한국사모 월드와이드 베트남혼합증권1호'의 만기를 3년 연장했다. 연장 없이 이대로 펀드를 청산할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더 회복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만성적인 무역 적자에 통화 가치 뚝뚝 떨어져

 

베트남 경제는 2000년 이후 연평균 7%의 고속 성장을 해왔다. 대규모 해외 투자를 유치하면서 지난 2005~2007년에는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8%대를 기록했다. 외국인 직접 투자가 급증했고 중국을 대신할 동남아시아의 제조기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경기 과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고, 미숙한 금융시스템, 국영기업의 방만한 투자 등으로 인해 경제가 삐걱대기 시작했다.

 

지난달 16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베트남의 국가 신용등급을 'Ba3'에서 'B1'로 하향 조정했다. 연간 100억달러가 넘는 베트남의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가 문제였다. 방만한 경영을 해온 '비나신(베트남 국영조선공사)'의 심각한 부실도 국가 신용등급 강등의 한 요인이 됐다.

 

무역적자를 줄이려고 베트남은 최근 15개월 동안 동화의 통화 가치를 네 차례에 걸쳐 19.4% 절하했다. 가뜩이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판에, 동화 약세로 수입 물가가 더 높아져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졌다. 지난 2월 베트남의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31% 상승하는 등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은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갖춘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나 환율, 무역수지 등의 리스크(위험) 관리가 미숙하다"고 말했다.

 

◆증시 회복도 불투명

 

지난해 베트남에 유입된 글로벌 펀드 규모는 3억3700만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태국과 말레이시아에는 각각 19억4300만달러, 12억3300만달러가 유입됐다. 글로벌 펀드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베트남의 증시 지수인 호찌민지수는 2009년 12월 말의 494.77에서 지난해 말에는 484.66으로 뒷걸음질쳤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성장'에 방점을 두던 베트남 정부가 뒤늦게 물가 잡기에 나섰다. 지난달 17일 베트남중앙은행은 재할인율(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을 9%에서 11%로 높이면서 시중 유동성 흡수에 나섰다.

 

때문에 베트남의 증시 상황은 당분간 녹록지 않다. 베트남 증시의 경우 시가총액 10억달러 이상 종목이 8개밖에 안 되는데다 동화 가치가 평가 절하되면서 글로벌 펀드들이 베트남 투자를 꺼리고 있다. 또 두자릿수를 넘어선 인플레이션과 정부의 미흡한 경제 운용 능력도 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펀드 만기 연장이 해법일까?

 

베트남 증시가 부진한 바람에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베트남 펀드는 4일 현재 마이너스 13~55%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베트남 펀드가 많이 생겨났지만 설립 당시부터 문제가 많았다. 2006년에 베트남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 상장 종목은 35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2006년 한 해 동안 국내에 설립된 베트남 펀드만 6000억원가량에 달했다. 현재 베트남 증시의 시가총액은 30조원 수준으로 불어났지만,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상승한 덕분이 아니라 상장 기업이 280개로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베트남 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신운용은 손실 규모를 줄이려고 만기 연장이란 고육책을 내놨다. 늘어난 운용기간 동안 펀드 운용 보수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만 베트남 증시의 경우 거래량이 많지 않고 시장 규모도 크지 않아 한국의 베트남 펀드가 한 번에 청산될 경우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수가 급락할 위험이 있다. 올 6월과 11월, 12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베트남 펀드들이 펀드 투자자들의 반대로 만기가 연장되지 않고 그대로 청산될 경우 만기 연장한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 펀드 운용사 입장에서는 펀드의 운용기간을 늘려 손실 규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지만 자칫하면 추가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5개 베트남펀드(총 2167억원 규모)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A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국내 베트남 펀드들이 만기 연장을 하지 않을 경우 한꺼번에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베트남 증시의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이 경우 이미 수익률이 저조한 다른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닷컴 : 2011.03.0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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