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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 亞 인플레로 미국인 '무임승차' 끝났다

Vina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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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아시아'에 무임승차하던 미국 소비자들의 호시절은 끝났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아시아에 불어닥친 인플레이션 바람이 수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소비자가 누려온 저물가의 혜택이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저임금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값싼 아시아 제품들을 소비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에서 거의 자유로웠다.

일본에서 시작된 값싼 소비재는 한국과 중국을 거쳐, 최근에는 베트남과 인도로 생산 기지를 옮겨가며 월마트 등 미국의 슈퍼마켓을 반세기 이상 채워왔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 각국이 두자릿수에 육박하는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수출 가격을 대폭 올리면서 미국에서 값싼 아시아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세계시장에서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이로 인해 임금 인상 압박을 받으면서 아시아 기업들이 물가 상승분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값싼 소비재의 대명사이던 중국의 물가상승률은 연 9%에 육박한다. 1년 전의 3배 이상이다. 베트남은 물가상승률이 14%에 이르고, 필리핀과 인도의 물가상승률도 7%대를 기록하고 있다.

자연히 임금을 올려달라는 목소리가 커져 베트남의 한 도기업체는 지난해보다 30%를 인상해야 했다. 물가 안정과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면서 사회 안정까지 위협받는 지경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종화 지역경제협력국장은 "인플레이션은 아시아 국가들의 최대 위협요소"라고 지적했다.

물론 고도성장 중인 개발도상국의 인플레이션이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브라질은 1990년을 전후해 세자릿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전과 달리 개도국의 인플레이션에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는 이유는 현재 수입 소비재의 절반가량을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개도국에서 가져온다는 데 있다.

게다가 최근 이들 국가의 인플레이션이 달러 약세와 함께 진행되면서 미국 가계의 주름살은 더 깊어지고 있다.

즉 수입품 가격은 오르는 반면 달러 가치는 계속 하락해 똑같은 아시아 상품을 사더라도 예전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노동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아시아의 저임금 수출국들로부터 수입한 제품의 가격평균지수는 2004년까지 점차 떨어졌으나 올 2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올랐다.

NYT는 "경기 침체 우려로 우울한 미국이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게 됐다"면서도 "중국 등 아시아 국가가 가격 통제정책과 보조금정책을 조합,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충격을 일부나마 막아내고 있어 상황이 아주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경향신문] 200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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