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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베트남에 있다는 ‘다람쥐 똥 커피’, 어떤 맛일까

비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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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야 드립커피나 더치커피를 즐기지만 커피전문점에 가면 즐겨 마시는 커피가 있다. 집에서는 원래 커피 본연의 맛을, 커피전문점에서는 종사자들이 솜씨를 한껏 자랑하는 달달한 커피의 맛을 즐긴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하기에. 다음은 그 커피를 설명한 것이다. 무슨 커피일까?


"'얼룩지다' '물들다'라는 뜻의 (               )는 에스프레소 1샷에 우유 2~3스푼 정도를 넣어서 만든다.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1:1이나 1:2의 비율로 만들기도 한다. Tip- 진한 커피를 부드러운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카페라테보다 진한 커피 맛을 즐기고 싶을 때 추천한다.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비율이 1:3이상이 되면 카페라테에 가깝기 때문에 1:2 이상의 비율은 추천하지 않는다."(254쪽)



커피의 재미있는 세계를 위한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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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지침서>(오혜지 지음 / 보문각 펴냄 / 2013 / 299쪽 / 1만9000 원) ⓒ 보문각

 

답을 쉽게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은 달인은 아니더라도, 커피 마니아 정도는 되는 수준이다. 답은 '마키아토'다. 커피에 이런저런 장식을 하고 얼룩을 첨가하고 물들이는 게 마키아토의 세계다. 캐러멜 시럽을 첨가하고 표면을 캐러멜 소스로 장식하면 캐러멜 마키아토가 된다. 물론 우유도 150ml~200ml 정도로 많이 사용한다.


그러니까 카페 마키아토, 캐러멜 마키아토, 카페라테는 고만고만한 형제지간이라고 할 수 있다. 참으로 커피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커피의 무한한 세계를 재미있게 탐험하도록 지침을 내려주는 책이 있다. 오혜지 교수의 <커피 지침서>(보문각 펴냄)가 그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커피의 발견과 전파 과정, 식물학적 커피의 위치, 커피 가공 방법 등 커피학 개론으로부터 시작하여 좀 더 심화 수준인 커핑의 세계까지 두루 망라하여 지침을 주고 있다. 커피의 원산지별 생산과정과 커피 분류법, 커피 추출방법과 로스팅, 에스프레소 머신의 사용법 등을 자세히 가르쳐 준다.


내가 커피에 관심을 갖고 책을 읽다보니 여러 부분에서 겹치는 내용들이 많다. 기본적인 공부를 위한 책들이 더욱 그렇다. 책 제목에서 읽히듯 '커피 지침서'이다 보니 그간 읽었던 커피 책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자상하게 일러준다는 면에서 커피를 배우려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기본적인 것만 다루는 건 아니다. 아직까지 접해 보지 못했던 용어들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커피의 종류를 말할 때 흔히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말한다. 책에서는 로부스타(카네포라) 이외도 리베리카 종을 소개한다. 특히 주목할 것은 아라비카 중에서도 여러 종류의 커피를 알려준다.


커피의 종류와 품질의 구분


▲ 티피카는 아라비카 원종에 가장 가까우며 좋은 향과 신맛을 지니는데 녹병에 취약하다. 블루마운틴, 하와이안 코나 등이 있다. ▲ 버번은 리우니언 섬에서 발견된 종으로 중남미, 케냐, 브라질, 탄자니아 등지에서 재배되고 중후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 카투라는 버번의 돌연변이종으로 풍부한 신맛과 약간의 떫은 맛이 특징이다. ▲ 문도 노바는 버번과 티피카의 자연교배종으로 환경적응력이 좋아 브라질에서 1950년부터 재배되었다. 부드러운 향미와 신맛과 쓴맛의 밸런스가 좋은 게 특징이다.


▲ 카투아이는 문도 노바와 카투라의 교배종으로 병충해와 강풍에 강하다. 나무도 크고 생산성도 좋으나 생산기간이 타 품종에 비해 10년 정도 떨어진다. ▲ HdT는 아라비카와 로브스타의 교배종으로 녹병에 강하다. ▲ 카티모르는 HdT와 카투라의 교배종이고 성장이 좋고 수확량이 뛰어나다. ▲ 마라고지페는 1970년 브라질의 한 농장에서 발견된 티피카의 돌연변이종으로 생산성이 뛰어나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콜롬비아 수프리모는 스크린사이즈(1/64인치) 17이상으로 14~16인 콜롬비아 엑셀스에 비해 그린 빈의 크기가 큰 것이다. 그러니까 '최상의 품질' 등의 선전은 '크기가 큰'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다. 대부분의 생산지는 나름대로의 품질규정을 가지고 있다. 결점 두의 숫자나 그린 빈의 크기 등으로 구분하는 게 통상적이다.


커피는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 품질이 더 좋다. 그래서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의 경우 해발 2300m의 카리브해에서 가장 높은 산인 블루마운틴 산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일컫는 말이다. 코스타리카나 과테말라, 엘 살바도르 등도 고도에 따라 SHB, GHB, HB 등으로 표기한다. SHB(Strictly Hard Bean)가 가장 높은 곳에서 생산된 것으로 품질이 좋다.


인도네시아에 루왁이 있다면 베트남에는 다람쥐 똥 커피가 있다


사향고양이가 커피 체리를 따먹고 배설한 그린 빈을 씻어 가공한 커피가 '루왁'이다. 루왁 커피의 특징은 소화과정에서 발효되어 다른 커피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주로 생산된다. 대량생산이 불가능하여 가장 비싼 커피 중 하나다.


그러나 요즘은 사향고양이를 사육하면서 커피 체리를 공급하여 배설물을 채취 가공해 파는 곳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희귀하다 보면 값이 오르고 값이 오르다 보면 인간의 교묘한 수단방법이 등장하는데 커피 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한편 베트남에서는 다람쥐 똥 커피가 있다. 인도네시아 루왁 커피처럼 다람쥐가 커피 체리를 먹고 배설한 파치먼트를 가공한 커피를 말한다. 루왁은 그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몇 번 마셔봤다. 아주 싸한 허브를 내고 있어 뒷맛의 여운이 오래 남는다. 아직 다람쥐 똥 커피는 접해 보지 못했다. 저자는 한국 사람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다고 일러준다.


책에는 독일의 화학자 피터 쉴럼봄이 개발한 케멕스라는 낯선 추출도구를 비롯하여, 금속 필터를 사용하는 에어로 프레스, '똑똑하다'는 뜻을 가진 침출여과방식의 클레버 등을 소개하고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커핑 단원에서는 보다 전문적으로 커피 맛을 음미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어제 막 새로 들여온 콜드 브루어로 내린 더치커피를 한 모금 물었다. 부드러운 목 넘김이 커피 향과 함께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이 가을은 더치커피 향에 젖어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독자들께도 이 가을 커피 향에 취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오마이뉴스 : 201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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