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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하노이, '애완동물 구조센터' 방문기..., 길 잃은 고양이들의 안식처

비나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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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식용으로 생각하는 이곳 베트남에서 주로 길잃은 고양이들을 구조해 보살펴주는 "애완동물 구조센터"가 있다는 것이 내심 신기했다. 사실인지 확인도 해보고 싶었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아보고도 싶어 직접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처음 전화를 걸어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전화기 너머에서는 극도로 경계하는 느낌을 받게된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일부 방문자들은 길잃은 고양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싶다고 데려가 식용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또한, 고양이들을 대량으로 보살피다보니...., 고양이 사냥꾼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장 방문에는 보안이 철저하다는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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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깊숙히 들어가 자물쇠로 굳게 잠져있는 철문을 여니..., 또다른 좁은 골목길 끝에 길게 세워진 3층 주택이 나타났다. 벽에는 자원 봉사자들이 그려놓은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곳 보호 센터도 언제 이사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우리를 안내하던 자원봉사자가 언급했다. 이웃 주민들이 냄새와 고양이 소리에 불만을 표출하거나, 집주인이 나가라고하면 또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곳도 벌써 세 번째 옮겨와 자리잡은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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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보호소 전경]

 

주택 1층으로 들어서니 철장안에 길잃은 고양이들이 있었다. 하나하나 자세히 상태를 살펴보니..., 대부분 떨이 빠지거나 앙상하게 뼈만 남아있어 안쓰러웠다. 자원 봉사자에 따르면, 지금 이 상태는 많이 좋아진 것이란다. 처음 이곳에 들어올때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상처와 영양 상태가 좋지않아 어떻게 손을 써야할지 모를 정도라고 했다. 그래도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진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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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눈이 보이지 않는 고양이]

 

특히,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 고양이는 2층에 위치한 양쪽눈이 먼 고양이였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처음 이곳에 들어올 때부터 앞을 볼 수 없는 상태였단다. 앞이 안보이는 상태에서 짖어대는 소리는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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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고양이들은 한가지씩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털이 움푹 빠져있거나, 발을 저는 그리고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고양이들이었다. 이곳 베트남에서 고양이가 애완 동물로서 사랑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조차 들었다. 하지만, 이제 갖 태어난 고양이 형제들이 같이 장난치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런 걱정들이 스르르 사라졌다. 힘들게 여기까지 왔으니 좋은 사람들과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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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애완동물 구조센터에는 총 3층에 약 30여 마리의 구조된 고양이들이 보호되고 있었다. 구조 방식은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떠돌아 다니는 길고양이를 구출하거나, 페이스북 팔로워들이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고양이들을 직접 알려주는 방법이다.

 

고양이들은 주로 길에서 떠도는 고양이을 데려오거나 고양이 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에서 주로 임신(베트남에서도 임신한 고양이를 잡는것은 죄라는 생각이 많음)하거나 상태가 안좋아 식용으로 판매가 안될 경우 싼 값으로 넘기는 것을 데려온다고 자원 봉사자가 설명했다.

 

이렇게 모인 고양이들의 사료값과 임대료 그리고 약품 구입 등 소요 비용이 많이들어 더 구조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비용은 자원 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충당하는 방식이라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도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직장인 또는 대학들이라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봉사자들끼리 교대로 시간을 정해 사료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정도와 청소하는 정도 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같이 놓아주고, 다친 마음을 달래줄 시간이 없다는 것이 이곳을 안내하던 봉사자의 말이다. 너무 안타깝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이곳 구조센터에 닥친 문제는 "구조된 고양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설도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언제든 이웃 주민들의 반발과 집주인의 임대료 인상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가능하다면, 안정적이고 좋은 시설이 하루빨리 마련되어 편안하게 마음놓고 쉴 수 있는 고양이들의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봉사자들의 꿈같은 바램이다.

 

참고로 구조센터에 있는 고양이들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입양도 한다. 현재 페이스북 홈페이지에는 몇몇 대기자도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정말로 고양이를 사랑하고 끝까지 키울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도 간단하게 거쳐야한다. 최소한 그런 절차라도 거쳐 입양시켜야 또 다시 길고양이로 떠돌이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구조센터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거나 관심을 가지신 분들은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hanoipetadoption/ 에서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길고양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하노이 애완동물 구조센터 자원 봉사자들이 안심하고 고양이들을 보살필 수 있는 보금자리의 꿈이 하루빨리 이루어 지기를 바라본다.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 받아야만 하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소신을 가지고 이들을 보살피는 자원 봉사자들의 환한 미소가 끊이지 않기를 바래본다.

 

 

참고로 이곳 애완동물 구조센터에 관심을 표현하고 싶으신 분들은 비나타임즈 이메일로 알려주시면, 현지 봉사자들과 연결시켜드리겠습니다.

 

 

vinatimes : 20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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